AP2 & MPP — ‘미리 허락받는’ 결제 vs ‘탭 열어두는’ 결제 (3/5)
앞 편의 x402가 자판기였다면, 이번 두 방식은 ‘용돈 한도’와 ‘술집 외상장부’에 가깝습니다.
앞 편 복습: 누가 지갑을 쥐고 있나
지난 편의 x402에서는 AI가 직접 지갑을 들고 그 자리에서 결제했습니다. 자판기에 동전 넣듯이요. 자유롭고 빠르지만, 한편으론 좀 불안하기도 하죠. AI가 내 돈을 마음대로 쓰면 어쩌지?
그래서 나온 게 오늘의 두 방식입니다. 핵심 차이는 딱 하나예요. “돈을 누가, 어떻게 통제하느냐.”
AP2 = 엄마가 정해준 용돈 한도
첫 번째는 구글이 만든 AP2입니다. 어린 시절 용돈을 떠올리면 쉬워요.
엄마가 이렇게 말합니다. “이 카드로 하루 만 원까지, 편의점에서만 써도 돼.”
그러면 아이는 그 범위 안에서는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, 그 선을 넘는 건 못 합니다. 만 원을 넘거나, 편의점이 아닌 곳에서 쓰려 하면 카드가 막히죠.
AP2가 딱 이겁니다. 사람이 미리 “이 조건까지는 써도 돼”라는 허락(전문 용어로 mandate)에 서명해 두면, AI는 그 범위 안에서만 결제합니다. 넘어서는 순간 막혀요.
이 방식의 장점은 안심입니다. 나중에 “AI가 대체 뭘 얼마나 썼지?”를 하나하나 확인할 수 있고, 회사라면 재무팀이 감사하기에도 좋죠. 그래서 AP2는 마스터카드, 페이팔 등 60개가 넘는 기업이 함께하고 있습니다. 기업 환경에서 특히 강해요.
MPP = 술집에서 탭을 열어두기
두 번째는 스트라이프와 Tempo가 만든 MPP입니다. 이번엔 술집을 떠올려 보세요.
바에 앉으면 마실 때마다 매번 계산하지 않죠. “탭 열어주세요(open a tab)” 한마디면, 마시는 대로 장부에 쌓이고, 자리를 뜰 때 한 번에 계산합니다.
MPP가 정확히 이 방식이에요. AI가 어떤 서비스를 계속 조금씩 쓰는 동안 요금이 쌓이고, 세션이 끝날 때 한 번에 정산합니다. 매번 결제 신호를 주고받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죠. 특히 AI가 한 작업을 오래 붙잡고 여러 번 서비스를 쓸 때 잘 맞습니다.
MPP에는 쟁쟁한 이름들이 붙어 있어요. 스트라이프, 비자, 마스터카드는 물론이고 Anthropic과 OpenAI 같은 AI 회사들도 파트너로 참여했습니다.
정리: 셋은 경쟁이 아니라 ‘층’이 다르다
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를 풀어야 해요. “x402 vs AP2 vs MPP, 뭐가 이기나?” 이렇게 묻기 쉽지만, 사실 이들은 서로 싸우는 관계가 아닙니다. 상황에 따라 쓰임이 달라요.
| 상황 | 어울리는 방식 | 비유 |
|---|---|---|
| 그때그때 즉석 결제 | x402 | 자판기 |
| 미리 한도를 정해두고 위임 | AP2 | 용돈 한도 |
| 오래 쓰고 나중에 한 번에 | MPP | 술집 외상장부 |
실제로는 이 셋을 상황에 맞게 섞어서 쓰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습니다. 데이터 하나 살 땐 자판기처럼, 큰 지출은 용돈 한도처럼, 긴 작업은 외상장부처럼요.
그런데 여기 큰 구멍이 하나
세 방식 모두 “AI가 돈을 쓰는 것” 은 잘 해결했습니다. 그런데 이런 상황은 어떨까요?
AI가 돈을 냈는데, 받은 물건이 불량이라면? 사람이라면 환불을 요구하겠지만, 블록체인 결제는 한번 나가면 되돌리기가 어렵습니다.
이 골치 아픈 문제를 푸는 게 다음 편의 주제, 에스크로입니다.
이 편의 한 줄 요약
AP2 = 미리 정한 한도 안에서 쓰는 ‘용돈’ 방식. MPP = 쌓아뒀다 한 번에 계산하는 ‘외상장부’ 방식. x402와 셋이 상황별로 나뉜다.
이 글은 ChainLab이 연재하는 ‘AI 에이전트 결제, 쉽게 이해하기’ 시리즈의 3편입니다.